삶에는 와인이 필요하다 [정하봉]
아, 이 책 후기를 어떻게 써야 하지...
위의 사진 올려 놓고 십분간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래도 딱히 쓸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책의 내용이 생각이 안나서 그런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책이 재미 없다거나 내용이 말도 안되서 그러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이 책은 후기를 쓰는 그런 책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것 같다.
이 책은 읽고나서 와인을 마셔야 하는 책인 것 같다. 맛있는 와인을 소개하거나 어떤 와인은 어때서 좋다는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지만, 정하봉이라는 사람의 와인에 대한 열정이 느껴져 그 열정 나도 한번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였다. 그리고 그 열정을 가능하게 했던 아이들은 우리 집에도 있다. 부억 한켠에 많은 부분 빵을 보관하고 있기는 하지만(와인셀러는 빵을 너무 딱딱하지 않게 잠시 보관할 수 있는 좋은 장소다) 그래도 이곳 저곳 소중히 쟁여놓은 와인들이 박혀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좋은날 평범한 저녁식사와 함께 하는 것이 나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아직 입이 싸구려라 저런 와인은 준다해도 내 입맛에는 맛이 좋을지 확실하지 않지만, 나는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느낌이 좋다. 매번 병을 오픈할때마다 느끼는 그 설레임. 저 술은 어떤 맛일까? 어떤 향이 날까? 그리고 색은 어떨까? 이런 기대들을 주는 이 아이들이 좋다. 물론 저자의 그 풍부한 지식과 특혜들이 부럽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지금이 좋다. 와인을 공부하고 싶기는 하지만, 특별할 것이 전혀 없는 밥 국 반찬의 평범한 저녁 식사에 한두잔의 와인과 함께 하는 것이 너무 기분 좋다.
뭐 쓰다보니 두서라고는 1도 없는 글이 되어 버렸지만,
와인을 마시지 않고 글로 이정도 쓴 내가 오히려 대견하다. 지금은 너무 늦어 한병 오픈하기는 좀 늦었는데... 자꾸... 망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