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tory

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 [김현수]

멋진형준 2019. 5. 1. 13:08

한친구가 누워 있다...

"이생망"

"이생망"이란 "이번생은 망했다"의 줄임말이다. ... 설마 이런 말까지 줄임말로 존재할 줄이야.... 실로 충격이 아닐수 없다. 아직 두 아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해야 할지.. 아니면 다가올 위협에 벌벌떨고 있어야 할지.. 정말 걱정이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심리 치료와 상담으로 쉽게 고쳐지지 않을 정도의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자해를 한다거나 자살을 시도하고 아니면, 세상과는 단절한채 살아간다. 아직 고등학생 밖에 되지 않은 새싹들이 말이다. 물론 모든 인생의 순간이 행복에 겨웁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투지와 열정이 가장 넘처야 할 청소년 시기에 그런 정신 질환을 겪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가슴아픈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노인은 활기차고, 청소년은 우울한 나라"

(정확한 워딩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의미는 맞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현실 삶이 즐겁지 않은 청소년을 대비시켜 설명하며 위와 같은 문구가 등장한다. 인생은 60부터 인생 2막 등 요즘 실버세대에게 새로운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은 넘친다.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고령자 분들은 나이가 무색하게 열정적이며 무언가 할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오히려 가장 열정과 에너지가 넘처야 하는 청소년 들은 오히려 열정따위는 없어진지 오래고 에너지도 이미 모두 방전되어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답은 모두들 예상하는 입시 시스템 같지만, 이 책에서 따져봐야 하는 것은 단지 그 이유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입시 시스템이 청소년의 에너지를 갉아 먹는 주된 요인임에는 분명하지만, 입시를 겪는 모든 학생이 그토록 심각한 문제를 경험하지 않듯이, 단지 시스템의 문제로 청소년들의 정신질환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더 큰 원인은 정신적인 단절이다. 공부를 한다는 것 오랫동안 앉아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은 물론 큰 장벽이고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이렇게 경쟁의 최전선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돌아가 잠시 쉴 수 있는 피난처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입시 방식이 바뀌고 경쟁지상주의 학력 지상주의 풍토가 사라져 상대 평가로 줄세우기를 하는 학교 문화가 각자의 능력을 계발하고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로 바뀐다면 굳이 피난처가 필요 없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현재의 시스템을 비난하며 다른 문제를 작은 문제로 치부하기 보다는 현재의 문제를 받아들이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 부분이 이 책에서 더 중요하게 봐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이다. 초등학교 3학년을 넘어가면서 이같은 변화가 일어난다고 하는데 그 때가 되어 내가 이 책에서 나온 것들을 상기하면 그렇게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요즘 일찍 출근하는 덕에 침대에서 자고 있는 아내와 두 아들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이런 귀여운 아들이 부모가 화낼 일을 골라서 하고 반항하고 대들며 스스로를 망가트리기 까지 하는 아이로 변한다는 것을 출근하기 전 잠깐의 순간속에서는 1도 연관시키기 힘들다. 저렇게 천사같은 아이들이.. 설마...

내가 이 글을 3년 후에 보길 바란다. 3년후에 이 글이 내게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