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대표 이미지는 구글에서 검색한 이미지 이다. 누가 이렇게 깔끔한 측면 이미지를 만들어서 올렸을까? 궁금하다.
이 책을 방금 다 읽었지만 마지막 부분 기억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앞의 내용은 모호한 내용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 책의 총 페이지가 무려 636 페이지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소설책에 비하면 거의 두배 수준이다. 그리고 글씨가 적은 것도 아니고 그림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엄청난 단어수에서 오는 압박은 책의 두께 뿐 아니라 페이지의 수에서도 압도한다. 만일 이 책을 인터넷이 아닌 서점에서 직접 보고 사려고 했었다면 아마 안샀을것 같다. 아무리 흥미있는 주제도 이렇게 두꺼운 책으로 만난다면 끝까지 흥미를 유지하기란 쉬운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으로 시작하는 문단을 쓰고 싶었지만 사실 반신반의 이다. 이렇게 두꺼웠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읽는 도중 몇번이고 포기의 유혹을 느꼈다. 긴장감 넘치고 다음이 기다려져 다른 일을 하다가도 조금 들춰 보는 그런 열정은 내게 없었다. 간만에 읽는 책이기에 다 봐야 한다는의무감이 8할 정도 였던 것 같다.
느낌은 이정도(?)
너무 서론이 길었다.
이 책은 계속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니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어쩌면 당연한 명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까지 질문을 던진다. 꼭 소크라테스가 그랬던 것처럼 네가 무엇을 알고 있던 그것은 네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처럼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고 결국 원하는 답을 낸다. 아니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만 하고 틀리다는 것만 알려준채 정답은 알려주지 않는다. 정답이 없는게 정답이란다. 친절하고는 거리가 먼 책이다.
내게 가장큰 생각의 전환을 준 제안은 인간은 평등하다 였다.
이 전제는 항상 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설마 참이 아니라고 할줄은 몰랐다. 물론 평등하지 않은 상태가 평등한 상태보다 역사상 더 많았지만, 그것은 평등하게 되려는 발전도상이라고 생각했지 평등하다는 개념 자체 조차 많은 사람들의 합의로 이루어진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고는 생각한 적이 없다. 물론 평등하다는 개념이 절대적 전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근거는 이 책에 따르면 없느게 맞는 것 같다. 우리가 모두 인간은 존엄하고 개개인이 부여받은 권리는 그로 인해 타인의 자유를 제약하지 않는한 제한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 책이 말하는 이 주장의 근거는 어쩌면 종교 속에서 였다. 절대자가 각자의 개인에게 타인에게 간섭받지 않을 절대 권리를 주었다는 것이다. 종교는 우리가 모두 알다 싶이 특정 주장을 함에 있어 근거를 대지 않는다. 그것은 실존한 혹은 실존했다고 추정되는 사람이 했던 말을 근거로 들거나 혹은 교리를 통해 밝혀진 것으로 알려진 내용을 주장하는 정도이다. 물론 종교의 주장을 다 근거없는 것으로 매도할 생각은 없다. 그냥 근거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즉, 근거가 없기 때문에 믿어도 되지만 사실 안믿는다 해도 뭐라할 수가 없는 것이다. 충분한 근거가 있고 그 주장을 반박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면 모르겠지만,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도 또 반박할 만한 충분한 근거도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그 선택권은 오롯이 개인의 취향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근거가 없는 주장을 절대적인 참 명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질문들이 장장 6백 페이지 동안 쏟아진다고 생각해 보라... 한두번 정도면 머리에 징을 맞은 것처럼 쇼크를 일으키며 다음장이 궁금해 미친듯이 열중하겠지만, 이런 질문이 계속된다면 어느 순간 무뎌지게 된다. 이와 같은 주장은 심지어 이 책에도 있다. 저자는 이런 인간의 성향을 미리 알고도 이렇게 두꺼운 책을 만든건.. 저자의 실수는 아니였을까?
여튼 많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곱씹어 볼수 있는 책이였다. 다만 한가지 흠이라면 그런 고뇌들이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져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앞의 내용은 대부분 잊었기에 지금 생각나는 가장 인상 깊은 단어는 이거다.
동화의 마지막 부분에나 나올법한 이 문장...
그래 우리는 행복에 미쳐 행복을 쫒아 그리고 행복하기 위해..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 것이다. 과학이 이런 우리의 약점을 알고 어찌 나올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것 같다. 정말 이 책처럼 될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