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신 술은 히비끼다. 한때 발렌타인 30년 산과 히비끼 30년 산의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히비끼가 더욱 우수한 점수를 받으면서 히비끼 전 라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었다. 그에 편승해서 나도 구입을 하게 되었고, 30년을 구해보고 싶었지만, 면세점에서는 이 아이 밖에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구입한 히비끼 산지 한 5년 이상은 된 것같은데 오늘에야 오픈했다.
원래의 라인이였던 12, 17, 21, 30년 등이 아닌 각광을 받게된 이후로 새로나온 컬랙션 들이다. 면세점에서 7~8만원 정도에 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정도 가격이면 십만원정도 가격이 나가는 발렌타인 17년산 혹은 조니워커 그린? 머 그정도로 생각된다. 부담없이 접하기 좋은 가겨대의 위스키 들이다.
그럼 맛은 어떨까? 사실 나는 위스키류는 그닥 많이 마시는 편이 아니고 경험도 그리 많지 않아 뭔가 표현을 잘 못하겠는데 나쁘지 않았다. 아주 약간 카라멜 향이 나는 것 처럼 느껴졌고 도수가 있다 보니 목넘어갈때 어디까지 술이 가고 있는지 확실히 알게 되는 그런 느낌은 다른 위스키들(발렌타인, 조니워커 등)과 같았다.
기본적으로 블렌디드 위스키는 곡물을 발효 시킨 후 증류하여 스피릿을 만들고 이를 오크 통에 넣어 숙성하게 된다. 숙성 후에 여러 통을 열어서 일정한 맛이 나도록 섞어서 나오는 것이다. 이 히비끼도 블랜디드 위스키에 속하므로 만드는 과정은 같을 것이다.
잠시 블랜디드 위스키에 대한 사족이 있었고, 다시 맛으로 돌아가자면 사실 위스키의 맛을 정확히 구별하고 장단점을 비교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나 나같이 집에서 한두잔씩 홀짝 거리며 마시는 사람은 여러병을 한꺼번에 열어서 마실 경우 향이 날라가서 나중에는 알콜향만 나거나 향이 많이 사라진 위스키를 마시게 되므로 여러 종류의 위스키를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즐기기에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오늘은 과감하게 이미 열려있던 그린라벨도 있었지만, 열었다. 히비끼를 그리고 더하여 히비끼보다는 저렴한 술이지만 레드라벨도 함께 오픈했다. 그래도 3개를 비교하면 조금더 정확한 비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린은 열어 놓은지 3개월 가까이 된 술이다. 용량도 크고 마셔봐야 한잔 혹은 두잔 정도 마시기 때문에 1리터가 오래갔다. 그리고 히비끼를 열었고 비교를 위해 레드도 열었다. 비교를 위해 3잔만 마셔도 나에게는 취하는 정도기 때문에 여러잔 시음을 할수 없다. 단 한잔에 실수 없이 비교를 해야 했다. 마신 순서는 그린라벨 > 히비끼 > 레드라벨 이다.
결과는 두둥~~!
그린의 경우 훅치고 들어오는 알콜향 뒤에 약간 달코무리 한 맛이 목부터 느껴진다. 열어놓은지 꽤되서인지 알콜향은 그리 쎄지 않은 편이였다. 이제 히비끼 첫맛과 목넘김은 크게 다를바가 없었지만 목 중간에서느껴지는 맛이 독특했다. 조니워커에서 느껴지지 않는 느낌이다. 나쁘지 않았고 달콤함은 조금 덜하지만 설탕을 조금 졸인 느낌? 그래서 카라멜 향이라고 기억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탕으로 따지면 그린 라벨은 황설탕이라면 히비끼는 황설탕에 흑설탕을 조금 넣은 느낌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레드... 아 망했다. 레드먼저 마시고 히비끼 그리고 그린 마실껄... 알콜향이 아주 입속에서 대환장 파티를 연다. 목 중간에서 응당 느껴져야 할 향들이고 뭐고 알콜땜에 마시기 힘들다.
물론 레드를 단독으로 마실때는 이런 느낌이 3~4잔 이상에서 부터 느껴지기 때문에 한두잔을 즐기는 경우에는 이리 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데 이미 앞에서 그린과 히비끼를 마신 상태에서 마시니 알콜이 너무 강해서 두번다시 마시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예전 로얄살루트 38년과 발렌타인 30년을 비교했을때와 일부 비슷한 면이 있다. 38년을 마시고 30년을 바로 마시면 평소에는 그리도 부드럽고 달달했던 위스키가 알콜향이 도드라져 손이 잘 안간다. 즉 더 숙성이 오래된 술을 먼저 마시고 비슷한 류의 덜 숙성된 놈을 마시면 알콜이 평소보다 훨씬 더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것이다.
다시 처음 부터 마셔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미 3잔을 마셔버린 나는 혀의 감각도 뇌의 감각도 이미 무뎌져 버린 탓이였다. 급히 비교 결과를 보자면, 그린을 마시고 마셨는데도 알콜향이 레드만큼 올라오지 않은 것을 보면 그린에 비해 알콜향을 잡아주는 맛은 있다고 생각하고 향과 맛은 둘다 기분 좋은 맛이였으므로 누가 우세하다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리고 레드는 히비끼와 그린 다 마시고 마시는 걸로... 언제 레드 마실려나.
카사 로호 무쑈 템프라뇨 2018 (1) | 2020.10.14 |
---|---|
레트론 그랑 리제르바 까베르네 쇼비뇽 2018 (0) | 2020.10.07 |
샤또 깡뜨 메를르 2012 (0) | 2020.09.14 |
카날리스 틴토 2017 (0) | 2020.09.11 |
폴링 스타 까베르네 쇼비뇽 2018 (0) | 2020.09.02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