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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미네이션 [애나 렘키, 김두완 옮김]

Book Story

by 멋진형준 2023. 7. 2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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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 샤워에 중독이 될 수 있다니….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으로 느꼈던 부분이다. 마약이나 게임에 중독되는 것은 익히 들어봤으나 찬물로 샤워하는 것에 중독이 되었다 거나 이 저자가 이야기했던 로맨스 소설에 중독이 되었다는 것은 사실 나로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하지만, 중독의 종류나 장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의 세상은 너무나 쉽게 중독이 될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과거 보다 중독이 가능한 상품들에 접근하기 훨씬 쉬워졌다. 나는 최근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마약에서 굉장히 Clean한 국가라고 생각해 왔었다. 최근 있었던 대치동 마약 음료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말이다. 마약은 물론 게임, 도박 등 주변에는 중독이 가능한 많은 것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놓여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향유하는 우리들은 그것이 중독인지도 모른 채 조금씩 중독되어 간다.

이 책은 이와 같은 현대의 중독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금은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는 예시이기는 하지만, 자위기계를 만드는 남자, 대마초에 중독된 사람 등을 통해 중독이 어떻게 일어나고 중독이 일상적인 삶을 어떻게 망가지는지 그리고 단순한 치료들을 통해 극복할 수 없는 중독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사례는 조금은 너무 과하여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책의 마지막 장에서 이야기 하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 당연한 방법이여서 중독의 해결책으로생각하기 어려운 것들도있어 내가 중독임이 의심될때 시도해 보면 좋은 방법들이라고 생각한다. 그 해결책이란, 어찌 보면 간단한 해결책일 수 있는 그 해결책은 바로 고통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과 솔직함 그리고 수치심이다.

첫째, 내가 초반에 언급했던 찬물 샤워가 여기서 등장한다. 마이클은 마약 중독을 없애기 위해 찬물 샤워를 시작했고, 찬물 샤워에서 오는 고통과 그에 따르는 행복감이 마이클을 중독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이클은 찬물 샤워를 좀더 차가움을 오래 그리고 강렬하게 유지하기 위해 상상치 못했던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기에 이른다. 이쯤 되면 이 취미도 만만치 않은 중독인 것 같이 느껴 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코카인에 비하면 너무나 양호한 중독이기에 저자는 중독을 고통으로써 치유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도파민 분비에 반대되는 고통에 초점을 맞춰 이를 탐닉하는 방법으로 중독에 쏟는 에너지를 전환하는 방법이 중독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둘째, 솔직함이다. 솔직함은 쉽게 중독의 해결책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솔직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 만으로 중독이 해결 된다면, 사실 정신과는 이미 없어져야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솔직함이란, 오히려 중독자들에게 보여지는 끊임없는 거짓말에 반대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중독이 된 경우 뇌의 일부분의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유지되며, 굳이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될 것에도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경향이 보이기 때문이다. 중독자가 이를 인지하고 더 이상 거짓말하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이미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큰 단추를 끼운 것이기에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생각한다.

셋째, 수치심. 나는 이 단어가 중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중독자라니어느 누구도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주변과의 관계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평판, 사회적 지위 등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더더욱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중독이라고 생각되면, 스스로 회복하려는 강한 의지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수치심을 긍정적으로 느끼게 된다면 중독에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수치심이 과도하여 이미 시작된 중독을 솔직히 말하지 못하고 이를 거짓말로 덮으려는 사이클로 들어간다면, 이는 중독과 수치심이 만들어내는 굴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점차 침잠되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어 주의를 기울어야 하는 부분이기는 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게임중독인가? 혹은 알코올 중독인가? 라는 질문을 해 보았다. 이 책에서 나오는 어마어마한 중독은 아닐지 몰라도 나도 혹시 내 중독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서 말이다. 물론 답은 아직은 아니다였다. 왜냐하면, 가끔 알코올이 과하다고 느껴졌을 때 혹은 저녁상의 반찬이 좋아 술한잔이 생각날 때 혹시 내가?”라는 생각을 하며 일주일 혹은 그 이상을 술 없이(회사의 강권이 없다면) 지내리라 마음먹고 이를 지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게임은? 최근 나는 다양한 게임들을 한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화장실에서 예민한 작업을 할 때도 휴대폰을 손에 들고 게임을 한다. 하지만, 비슷한 사유로 아직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조금은 안심을 하기는 했지만, 내가 인지하지 못한 채 나도 알코올과 게임이 주는 도파민을 지속적으로 갈구하고 있는 것인지 조금은 불안감은 남아 있다. 다양한 중독의 현상들을 보며 나도 중독이 아닌지 돌아보는 기회를 가진 것은 좋은 면이지만, 책의 사례들이 너무나도 저 세상 이야기 여서 와닿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운 면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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